에스더 4(Esther)

모르드개의 통곡과 에스더의 결단 — "죽으면 죽으리이다"

1모르드개는 이 모든 일을 알고 자기 옷을 찢고, 굵은 (삭, שַׂק, sackcloth, 애통의 상징) 옷을 입고 (에페르, אֵפֶר)를 뒤집어쓴 채, 성 한가운데로 나가 크게 울부짖으며 통곡했습니다.
2대궐 문 앞까지 왔지만, 굵은 베 옷을 입은 사람은 대궐 문 안에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3왕의 명령과 칙령이 각 지방에 전해지자, 유대인들은 크게 슬퍼하며 금식하고 울며 부르짖었습니다. 굵은 베 옷을 입고 재 위에 누운 사람이 무수히 많았습니다.
배경 설명
옷을 찢고, 굵은 베 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쓰는 행위는 고대 이스라엘에서 극도의 슬픔, 회개, 하나님 앞에서의 탄원을 표현하는 전통적 방식이었습니다(욥기 2:12, 요나 3:6 참고). 에스더서에는 '기도'라는 단어가 직접 등장하지 않지만, 금식과 굵은 베 옷과 재는 하나님께 간절히 부르짖는 기도의 행위를 분명히 암시합니다.
4에스더의 시녀들과 내시들이 이 소식을 전하자, 왕후 에스더는 매우 근심하여 모르드개에게 입을 옷을 보내 굵은 베 옷을 벗게 하려 했으나, 모르드개가 받지 않았습니다.
5에스더는 왕의 명령으로 자기에게 배정된 내시 하닥(하타크, הֲתָךְ, Hathak)을 불러, 모르드개에게 가서 무슨 일이 있는지, 무엇 때문인지 알아보라고 보냈습니다.
6하닥이 대궐 문 앞 성 중 광장에 있는 모르드개에게 갔습니다.
7모르드개는 자기에게 일어난 모든 일과 하만이 유대인을 멸하기 위해 왕의 금고에 바치겠다고 한 은의 정확한 액수까지 하닥에게 낱낱이 말해 주었습니다.
8또 유대인을 진멸하라고 수산에서 내린 칙령 사본을 하닥에게 주어 에스더에게 보여 알게 하고, 왕에게 직접 나아가서 자기 민족을 위해 간절히 구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9하닥이 돌아와 모르드개의 말을 에스더에게 전했습니다.
10에스더가 하닥을 통해 모르드개에게 회답했습니다.
11"왕의 모든 신하들과 각 지방 백성이 다 아는 사실이 있습니다. 남녀를 막론하고 부름을 받지 않은 채 안뜰에 들어가 왕에게 나아가면 죽이는 것이 법입니다. 오직 왕이 그 사람에게 금 규(금 홀, 샤르빗 하자하브, שַׁרְבִיט הַזָּהָב, golden scepter)를 내밀어야만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내가 왕의 부름을 받지 못한 지 이미 30일이 되었습니다."
배경 설명
페르시아 궁정에서 부름 없이 왕에게 나아가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했습니다. 이는 왕의 안전을 위한 규정이기도 했지만, 왕의 절대 권력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에스더가 30일이나 왕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왕의 총애가 예전 같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을 반영합니다. 에스더에게 왕 앞에 나가는 것은 말 그대로 목숨을 건 도박이었습니다.
12에스더의 말이 모르드개에게 전해지자,
13모르드개가 에스더에게 다시 전하게 했습니다. "너는 왕궁에 있으니 모든 유대인 가운데 너 혼자만 목숨을 건지리라 생각하지 말라.
14이 때에 네가 만일 잠잠하여 말이 없으면, 유대인은 다른 곳으로 말미암아 해방과 🛡️구원을 얻으려니와, 너와 네 아버지 집은 멸망할 것이다. 네가 왕후의 자리를 얻은 것이 바로 이 때를 위함이 아닌지 누가 알겠느냐(우미 요데아 임 레에트 카조트 히가아트 라말쿠트, וּמִי יוֹדֵעַ אִם לְעֵת כָּזֹאת הִגַּעַתְּ לַמַּלְכוּת)?"
배경 설명
이것은 에스더서의 가장 유명한 구절이자, 책 전체의 신학적 핵심입니다. 모르드개는 하나님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 않지만, '다른 곳으로 말미암아 해방과 구원을 얻으리라'는 말에는 하나님의 구원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확고한 믿음이 담겨 있습니다. 에스더가 침묵하면 하나님은 다른 방법을 찾으시겠지만, 에스더 자신은 그 기회를 잃게 될 것이라는 경고입니다. '이 때를 위함이 아닌지 누가 알겠느냐'는 모든 인생의 위치와 때에 하나님의 목적이 있음을 선언합니다.
15에스더가 모르드개에게 다시 회답했습니다.
16"당신은 가서 수산에 있는 모든 유대인을 모으고 나를 위해 금식하되, 밤낮 3일 동안 먹지도 마시지도 마십시오. 나도 나의 시녀들과 함께 같이 금식하겠습니다. 그런 후에 규례를 어기고 왕에게 나아가겠습니다. 죽으면 죽으리이다(베카아셰르 아바드티 아바드티, וְכַאֲשֶׁר אָבַדְתִּי אָבָדְתִּי)."
배경 설명
"죽으면 죽으리이다"는 에스더의 결단을 보여주는 비장한 선언입니다. 히브리어 원문은 '아바드티 아바드티'로 '내가 멸망하면 멸망하련다'라는 뜻입니다. 3일 금식은 완전한 헌신과 하나님 앞에서의 전적인 의탁을 의미합니다. 에스더는 더 이상 수동적인 인물이 아니라, 민족의 운명을 위해 자기 목숨을 거는 지도자로 변모합니다. 이 장면은 예수 그리스도가 백성을 위해 자신을 내어주신 희생의 원형(타입)으로도 읽힙니다.
17모르드개가 가서 에스더가 명령한 대로 모두 행했습니다.
핵심 요약: 민족 멸절의 위기 앞에서, 모르드개는 에스더에게 "이 때를 위함이 아닌지 누가 아느냐"며 행동을 촉구하고, 에스더는 "죽으면 죽으리이다"라는 비장한 결단으로 3일 금식 후 왕에게 나아가기로 합니다.